독립 큐레이터 기획전ㅣ사이의 날들, Between Days: Emotional Landscape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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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RTIST : 호우
CURATOR : 신유정
2025.9.3 - 9.8
마루아트센터 신관 3층 3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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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전시 서문]
《사이의 날들, Between Days: Emotional Landscapes》
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 흘러간다. 알기도 전에 많은 것이 다가왔다가 사라진다. 불과 2년 전까지 인류 최우선 과제는 살아남는 일이었다. 오늘, 2025년의 우리는 사회적 생존을 걱정한다. 자신만 사이에 멈춘 듯 불안해하며 막연히 부유한다. 불안은 알 수 없을 때 가장 크다. 그러나 막상 들여다보면 그 무게는 가볍게 흩어진다. 전시 《사이의 날들》은 바로 여기서 출발했다.
《사이의 날들》은 나와 주변의 다양한 거리를 가늠한다. 참여작가 호우는 선, 원 그리고 여백의 조합을 통해 이 추상적 거리를 가시화한다. 더불어 작가는 변주와 중첩으로 작품에 다양한 관계의 결을 담아낸다. 반복되는 이 비정형의 원형들은 사이의 삶, 즉 우리 모습을 묘사한다.
이렇게 어긋나면서도 맞닿는 구도들은 하나의 장면을 만든다. 이는 관계의 이지러짐이 오히려 그 관계를 지속시키는 기반이 됨을 상징한다. 작가는 이를 통해 불완전함의 누적이 다른 결과를 만들어 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.
전시장 내 작품 배치 또한 이 개념을 반영한다. 홀로 선 작품들은 내 안의 시간들이 서로 대화하고 스스로 치유하는 관계를 상징한다. 여러 작품이 어우러진 공간은 주변 존재와 교류하며 열릴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시사한다. 이 구성을 따라 걸으며 관람객은 삶을 구성하는 '사이의 시간들'이 현재의 자신을 어떻게 형성해왔는지 되돌아보게 된다.
궁극적으로 이 전시는 숱한 완성이 남은 존재들의 관계 기록이다. 관람객은 작품 앞에서 ‘사이’의 본 모습을 마주하게 되며, 불완전함을 통해 삶이 다채롭게 물들 수 있음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. 그 깨달음의 순간이 불안을 수용으로, 고립을 연결로 전환시키는 실마리가 되기를 바란다.
-독립큐레이터 신유정-
